NCT 도영과 ATEEZ 최 산

에피소드 5. 브이로그에 담기지 않은 순간

오전 6시 30분.

오늘은 부산 팬사인회가 있는 날이었다.

나는 브이로그 카메라를 켜고 버스 앞에 섰다.

"안녕하세요. 김우주입니다."

카메라를 돌리자 연준이 손을 흔들었다.

"브이로그야?"

"응."

"그럼 나 잘생기게 찍어."

뒤에서 수빈이 조용히 말했다.

"이미 충분히 잘생겼는데."

연준이 웃었다.

"역시 우리 리더."

나는 카메라를 들고 오늘 일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오전 10시 20분 부산 도착, 오전 11시 리허설, 오후 4시 팬사인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화면 아래에는 일정이 자막처럼 표시됐다.

Tour Date : 2026-08-15
Event ID : {0}
Remaining Seats : 27
Check-in : 10:30 AM

연준이 화면을 보더니 손가락으로 자막을 가리켰다.

"{0}은 뭐야?"

"...또 플레이스홀더네."

"편집하면서 고칠 거지?"

"아마?"

"아마?"

수빈이 작게 웃었다.

"편집팀이 보면 울겠다."

버스가 출발하자 연준은 가장 먼저 과자를 꺼냈다.

"우주야."

"응?"

"먹을래?"

"아침 먹고 왔어."

"그럼 내가 두 개 먹지."

수빈은 고개를 저었다.

"형."

"왜?"

"방금 출발했어."

"그래서?"

"부산 도착 전까지 간식 다 먹을 거야?"

"그럴 수도 있지."

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카메라를 연준 쪽으로 돌리자 그가 과자를 흔들며 말했다.

"여러분, 이동할 때는 간식이 필수입니다."

수빈이 옆에서 덧붙였다.

"필수는 아닙니다."

"아니야."

"아닙니다."

"맞아."

"아닙니다."

둘이 진지하게 같은 말을 반복하는 모습에 나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ㅋㅋㅋㅋㅋㅋ.

오전 8시 10분.

첫 번째 휴게소에 도착했다.

연준은 누구보다 빠르게 버스에서 내렸다.

"커피 사 올게."

"형."

수빈이 불렀다.

"응?"

"10분 뒤 출발이야."

"금방 올게."

하지만 10분이 지나도 연준은 돌아오지 않았다.

출발까지 남은 시간은 2분.

나는 휴대폰을 꺼냈다.

📞 연준 (3)

첫 번째 전화.

"여보세요?"

"연준아 어디야?"

"줄이 너무 길어."

"버스 출발해."

"30초."

두 번째 전화.

"진짜 30초?"

"거의 다 왔어."

세 번째 전화.

"연준."

"뛰고 있어!"

잠시 뒤 멀리서 연준이 종이컵 두 개와 봉투를 들고 전력 질주하는 모습이 보였다.

버스에 올라탄 연준은 숨을 몰아쉬며 웃었다.

"살았다."

수빈이 커피를 받아 들었다.

"...내 거였어?"

"당연하지."

"왜?"

"형이 마시려고 산 줄 알았어."

"나는 두 개 못 마셔."

"가능할 것 같은데."

"우주 편이지?"

연준이 나를 바라봤다.

나는 잠시 고민하는 척하다 말했다.

"오늘은 수빈 편."

"배신이다."

수빈이 작게 웃었다.

"기록해 둘게."

다시 버스가 출발했다.

나는 브이로그를 이어 촬영했다.

"현재 부산까지 남은 거리는 약 63km입니다."

그 순간 화면에 또 오류가 나타났다.

Distance : {distance} km
ETA : {time}

"...또?"

연준이 화면을 보며 웃었다.

"오늘 플레이스홀더가 열일하네."

"편집 전에 꼭 수정해야겠다."

수빈은 카메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거 그대로 올라가면 팬들이 먼저 제보할걸."

"맞아."

"댓글 엄청 달릴 듯."

"'개발자님 울고 계신가요?'"

"ㅋㅋㅋㅋㅋㅋ."

버스 안은 다시 웃음으로 가득 찼다.

잠시 뒤 연준은 창가에 기대 잠이 들었다.

수빈은 조용히 담요를 꺼내 연준의 어깨 위에 덮어줬다.

나는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다가 촬영을 멈췄다.

"왜 안 찍어?"

수빈이 물었다.

"이건."

나는 카메라를 내려놓으며 웃었다.

"우리만 기억해도 될 것 같아서."

수빈도 미소를 지었다.

"그럼."

창밖으로 바다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잠든 연준,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는 수빈, 그리고 출발부터 오류가 가득했던 오늘의 브이로그.

영상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오히려 카메라를 끈 뒤의 순간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Histoires tend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