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 도영과 ATEEZ 최 산

에피소드 4. 댓글창이 너무 솔직하다

팬 커뮤니티에 짧은 영상 하나가 올라온 건 촬영이 끝난 다음 날이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다.

[김우주 옆자리 차지하려고 조용히 싸우는 민규와 원우ㅋㅋㅋ]

영상은 겨우 15초였다.

내 옆에 앉으려던 민규가 의자를 끌어오는 순간, 원우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그 의자 위에 가방을 올려놓았다.

민규가 가방을 치우자 원우는 다시 올려놓았다.

그 사이에서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컵라면 뚜껑만 열고 있었다.

댓글은 한 시간 만에 300개를 넘었다.

@규야밥먹자
김민규 저 큰 몸으로 의자 끌고 오는 거 봐ㅋㅋㅋㅋ 대형견 그 자체

@고양이안경
원우 표정은 평온한데 절대 자리 안 내줌

@우주탐사대
정작 김우주는 컵라면에만 관심 있음ㅋㅋ

@삼각김밥
셋이 붙어 있으니까 진짜 삼각김밥 같잖아

나는 댓글을 읽다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누가 이 영상을 올린 거야?”

맞은편에 앉아 있던 민규가 손을 들었다.

“내가 찍은 건 아닌데, 잘 나오긴 했더라.”

“잘 나오긴 뭐가 잘 나와.”

“우주 너 귀엽게 나왔잖아.”

옆에서 책을 읽던 원우가 시선을 들었다.

“민규 네가 제일 시끄럽게 나왔던데.”

“형은 영상에서 말도 안 했잖아.”

“말 안 해도 다 보이니까.”

“뭐가 보여?”

“자리 욕심.”

민규가 억울하다는 듯 원우를 바라봤다.

“형이 먼저 가방 올렸잖아.”

“내 가방 둘 곳이 없었어.”

“바닥 넓었거든?”

“먼지가 많았어.”

나는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둘 다 진짜 자리 때문에 싸운 거야?”

민규가 곧바로 대답했다.

“아니.”

원우도 동시에 말했다.

“응.”

“뭐가 맞는 건데?”

민규가 원우 쪽으로 몸을 돌렸다.

“형, 왜 응이라고 해?”

“싸운 건 맞으니까.”

“그걸 인정하면 어떡해.”

“거짓말은 하면 안 되지.”

댓글은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부산갈매기
아이고 민규야, 의자까지 끌고 와야 속이 시원했나ㅋㅋ 귀여워 죽겠네

@안경고양이
원우는 질투 안 하는 척하는데 누가 봐도 질투 중

@우주별
둘 다 그냥 우주 좋아한다고 말해라

@컵라면수호대
김우주는 컵라면만 지켜주세요

민규가 마지막 댓글을 읽고 웃었다.

“컵라면수호대래.”

“웃기지 마. 다 너희 때문이잖아.”

“우주야, 이것도 봐봐.”

민규가 휴대폰을 내 쪽으로 내밀었다.

@삼각김밥
셋이 붙어 있으면 한 명이라도 빠지는 순간 균형 무너짐

원우가 댓글을 읽더니 작게 웃었다.

“그건 조금 귀엽네.”

“원우 오빠까지 왜 그래.”

내가 한숨을 쉬는 순간 새 댓글 하나가 달렸다.

@익명의팬
김우주가 뭐가 좋다고 둘이 저러는지 모르겠음.

조금 전까지 웃고 있던 민규의 얼굴이 굳었다.

“이건 뭐야.”

원우도 바로 휴대폰을 내려놨다.

“신고할게.”

“아니야. 이 정도는 괜찮아.”

“안 괜찮아.”

원우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호했다.

민규는 이미 댓글 입력창을 열고 있었다.

“내가 답글 달아도 돼?”

“안 돼.”

“왜?”

“너 지금 화났잖아.”

“화 안 났어.”

“표정이 이미 화났거든.”

민규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사이 원우가 먼저 댓글을 작성했다.

@WONWOO
우주는 충분히 좋은 사람입니다. 장난은 즐겁게 봐주시되, 누군가를 상처 입힐 수 있는 표현은 삼가 주세요.

잠시 뒤 민규도 댓글을 달았다.

@MINGYU
맞아요. 그리고 우주 놀리는 건 우리만 할 수 있음.

“김민규!”

“왜? 분위기 풀어주려고 한 건데.”

댓글창은 순식간에 다시 시끄러워졌다.

@규야밥먹자
ㅋㅋㅋㅋㅋㅋ 김민규 진짜 바보야

@고양이안경
우리만 할 수 있음 = 독점권 주장

@우주탐사대
결론: 둘 다 김우주 좋아함

@삼각김밥
공식이 직접 삼각관계 인정함

나는 이마를 짚었다.

“이제 더 커졌잖아.”

민규는 아무렇지 않게 웃었다.

“그래도 아까 댓글은 내려갔어.”

원우도 조용히 덧붙였다.

“사람들은 금방 다른 이야기에 집중하니까.”

나는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

“둘 다 왜 이렇게까지 해?”

민규가 먼저 대답했다.

“우주야, 네가 우리 편이니까.”

원우는 잠시 나를 바라보다 말했다.

“우리도 네 편이고.”

그 말이 댓글 속 수백 개의 농담보다 오래 마음에 남았다.

나는 다시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봤다.

@컵라면수호대
근데 그래서 김우주는 누구 옆에 앉는 건데?

그 아래에 민규와 원우가 거의 동시에 답글을 남겼다.

@MINGYU
제 옆이요.

@WONWOO
아직 안 정했습니다.

나는 두 댓글을 한참 바라보다 휴대폰 화면을 꺼버렸다.

오늘만큼은 컵라면 옆에 앉는 게 가장 안전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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