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àn thành] Bạn của kẻ thù
ja.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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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n
박지훈 QA


문이 열렸다.

십 센티쯤. 걸쇠는 걸린 채였다.

"……."

"안녕하세요."

"……."

"저—"

문이 닫혔다.

(닫혔다.)

복도에 형광등 떨리는 소리만 남았다. 제하는 십 초쯤 그대로 서 있었다.

"…저기요."

"안 사요."

"뭘요?"

"뭐든요."

"파는 거 아닌데요."

"그런 사람들이 제일 많이 팔아요."

제하는 웃음이 났다. 십일 년 만에 처음으로, 남이 안 웃긴 상황에서 웃었다.

"문이레 씨 맞으시죠."

안쪽에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러다 다시, 걸쇠 푸는 소리.

302호는 여섯 평쯤이었다.

창문이 하나 있었는데 스티로폼으로 막혀 있었다. 방음이라기보다 그냥 막은 것에 가까웠다. 벽에는 계란판이 붙어 있었고, 그중 절반은 떨어져서 테이프로 다시 붙어 있었다.

책상 위에 신디사이저. 그 옆에 오디오 인터페이스. 그 옆에 커피 컵 네 개. 전부 다른 날짜의 것처럼 보였다.

(여기서 그 앨범이 나왔다고.)

"앉으실 데는 없어요."

"서 있어도 됩니다."

"그럼 서 계세요."

이레는 의자에 앉았다. 앉으면서 등을 돌렸다. 모니터를 보는 척했지만 화면은 꺼져 있었다.

"제 이름은—"

"알아요."

"…네."

"모르는 사람이 있나요."

말투에 가시가 없었다. 그게 더 났다. 그냥 사실을 말하는 목소리였다.

"앨범 들었습니다."

"어떤 거요."

"《무명》이요."

이레의 손이 멈췄다. 마우스 위에서.

"…그거 절판인데."

"중고로 샀어요."

"얼마 주고요."

"……."

"얼마 주고 샀냐고요."

"이십이만 원이요."

이레가 처음으로 돌아봤다.

"미쳤어요?"

"네."

"……."

"제가 산 게 아니라 매니저가 샀는데, 아직도 화나 있어요."

"당연하죠. 그거 원가 만이천 원이에요."

"싸네요."

"비싼 거예요. 오백 장 팔렸으니까."

이레가 다시 등을 돌렸다.

"그래서 뭐요. 사인해달라고요?"

"곡 써주세요."

방이 조용해졌다.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이 소리다.)

(3번 트랙에 깔려 있던 저역 노이즈. 이 방 냉장고 소리였다.)

"안 해요."

"조건은—"

"조건 안 물어봤어요."

"왜요."

"윤제하 씨."

이레가 의자를 돌렸다. 이번엔 완전히.

"제가 지금 뭐 하는 사람인지 아세요?"

"……."

"곡 써요. 하루에 한 곡씩. 아이돌 곡. 데모 넘기고, 까이고, 다시 쓰고. 제 이름은 안 올라가요. 계약이 그래요."

"근데 그게 나쁜 게 아니에요. 저 월급 받아요. 삼백이십."

"그 앨범 만들 때 저 한 달에 사십만 원 벌었어요."

"……."

"그 앨범 좋다고 하시는 분들 많아요. 라디오에서도 틀어주셨대요. 근데 그거 아세요? 그 방송 나가고 저한테 연락 온 사람이 몇 명인지."

"두 명이요. 한 명은 윤제하 씨고, 한 명은 보험 설계사예요."

제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가세요. 저 그 앨범 얘기 하는 거 싫어요."

"…왜요."

"좋았던 걸 좋았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십 년 뒤에 오면요."

"그건 위로가 아니라 청구서예요."

제하는 문 앞까지 갔다.

그리고 돌아섰다.

"8번 트랙이요."

"……."

"2절 첫 마디에서 가사 틀리셨죠."

이레의 어깨가 굳었다.

"한 마디 통째로 놓치고 반 박자 늦게 들어오셨어요. 근데 안 지우셨더라고요."

"…돈 없어서요."

"거짓말."

"뭐라고요?"

"마스터링 혼자 하셨잖아요. 그거 돈 없어서 한 게 맞아요. 근데 8번 트랙 다시 부르는 건 돈 안 들어요. 마이크 켜고 한 번 더 부르면 돼요."

"안 지우신 거예요."

이레가 제하를 봤다. 처음으로, 그를 윤제하가 아니라 사람으로 봤다.

"저는 그걸 못 해요."

"저 열두 곡 있어요. 지금. 다 완벽해요. 음정 안 나가고 발음 안 뭉개지고 후렴 다 있고 삼 분 이십 초예요."

"그중에 한 곡도 못 듣겠어요."

형광등이 떨렸다. 60헤르츠.

"저는 그 실수가 부러워요."

"그게 제가 여기 온 이유예요. 곡을 사러 온 게 아니에요."

"……."

"실례했습니다."

문이 닫혔다.

계단을 내려가는데 밑에서 누가 올라왔다.

짧은 머리, 검은 패딩, 한 손에 편의점 봉지. 여자였다.

여자가 제하를 봤다. 마스크 위로 드러난 눈만.

"……."

"……."

여자가 지나갔다. 세 계단쯤 올라가다가 멈췄다.

"저기요."

"네."

"302호 갔다 오는 거예요?"

"…네."

"까였구나."

"…네."

여자가 웃었다. 소리를 내서 웃었다.

"당연하지. 걔 십 년 동안 아무한테도 곡 안 줬어요."

"…준다면서요. 매일 준다고 들었는데."

"그건 파는 거고요."

여자가 편의점 봉지를 고쳐 들었다.

"주는 거랑 파는 거는 달라요."

"정겨울이에요. 드럼 쳤어요, 그 앨범에서."

"압니다."

"알죠. 크레딧에 두 명밖에 없으니까."

겨울이 제하를 위아래로 훑었다.

"몇 번 왔어요?"

"오늘 처음이요."

"그럼 두 번 남았네."

"…네?"

"걔 세 번은 거절해요. 원래."

겨울이 계단을 마저 올라갔다.

"근데 네 번째는 안 거절해요."

"그때까지 오는 사람이 없어서 그렇지."

302호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났다.

제하는 계단참에 서 있었다.

주머니 안에 금이 간 CD 케이스가 있었다.

(두 번.)

다음 화 예고

제하는 두 번째로 그 문 앞에 선다. 이번엔 빈손이 아니다.

그리고 이레는, 십 년 만에 처음으로 남의 데모를 끝까지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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