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킹부 홍일점
활동 기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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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4조회수 16
시작되었다. 동아리실 안으로 들어가보니 모두
앞치마를 두르고 각자 조리도구를 앞에 둔 상태였다.
"여주 왔으니까 이제 시작하자.
오늘은 간단하게 팬케이크 할게."
"제일 쉬운거네."
동아리장(수빈)의 말로는 매 활동마다 랜덤으로
팀을 지어 빵을 만든다고 한다.
나는 제비뽑기로 카이와 팀을 맺게 됐다.
누구든 살갑게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드는
친구라 내심 괜찮다 생각했다.
"여주 나랑 팀이네?
처음하니까 모르는거 있으면 물어봐!"
"그래."
말을 마친 카이는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를 가져와
계량을 한뒤 볼에 담는다.
"밀가루 좀 체쳐줄래?
내가 반죽 섞을게."
그가 준 볼에 담긴 밀가루를 체치고 있는데 한두명씩
내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잘하고 있는지 체크하러
왔나보다.
"더 팍팍 쳐야지."
"아 그렇게 하는거 아닌데."
"미친, 쏟은게 반이네."
이놈들이 옆에서 한마디씩 거드는걸 무시하고
있었더니 신나서 더 떠들어댄다.
"어어!! 얼굴 빨개지는데? 화났냐??"
하... 그냥 닥치고 지 일이나 할것이지.
그때 카이가 그놈들 앞을 가로막았다.
"여주 지금 열심히 하고있거든?
너희들 할거나 해."
순간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함이 느껴졌다. 왠지 든든하다.
"아오...그래 간다 가."
"뭔 말을 못하게해."
그들이 각자 자리로 돌아가고 동아리실은 곧바로
조용해졌다.
삼심분 후 우리는 팬케이크를 완성했다. 사실 내가
몇번 태운걸 카이가 수습하느라 시간이 더 걸렸었다.
아무래도 연습은 더 해야할것 같다.
"얘는 진짜 똥손인가봐."
"미안하다 똥손이라."
안그래도 기분 별론데 최범규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다.
꿀밤 한대 먹이려던걸 겨우 참았다.
"뭘 이정도면 괜찮지! 그치 여주야."
날 위로하려는 카이의 시도는 헛수고인듯 하다.
내가 보기에도 내 결과물은 처참하니까.
씁쓸해하고 있던 그때, 범규가 반쯤 타버린 걸 잘라
입에 넣는다.
"미친놈아 탄걸 왜먹어!!"
"그럼 이거 버릴려고? 먹을만한데."
"야 그만 먹어 큰일나!!"
그 행동을 나머지 애들도 경악하며 쳐다보기만 했다.
진짜 별난 놈이긴 해.
동아리 시간이 끝난 후 수빈과 범규는 교실 뒷정리를
맡았다. 묵묵히 설거지를 하고있는 범규에게 수빈이
말을 건다.
"아까 왜 그랬어?"
"뭐가."
"그거 억지로 먹었잖아. 왜그랬냐고."
범규는 딱히 할말을 찾지 못했다.
"걔가 망쳐서 속상해하니까 그런거지?
으이구."
"...아니."
뜸들이며 던진 한마디에 수빈은 그 속내를 알아차렸다.
'거짓말 진짜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