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할게

001.권태기 (베베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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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균: ".....우리 생각할 시간을 좀 갖자."

베베: "..뭐?"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다. 처음엔 내가 미쳐버려 잘못 들은건지 내가 뭘 잘못한게 있었는지 온갖 생각이 다 든다.


베베: "내가 잘못들은건가..? 다시 얘기해줄래?"

창균: "..미안. 많이 생각하고 말하는 거야. 솔직히 말하자면 내게 권태...기가 온것 같아."

-부정하기엔 이미 저 입으로 말하는걸 내가 들었고, 봤다. 5년동안 평생 멀어질리 없을것만 같던 우리 사이도 이렇게 멀어지는 순간이 오는구나 싶다. 우리도 남들처럼 권태기 때문에 결국 헤어지겠지.. 오랫동안 사귀다 첫사랑과 결혼까지 하는 그런 드라마같은 연애를 할거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고, 언젠가는 헤어질걸 알고 있었음에도 왜이리 가슴이 먹먹하고 온세상이 무너진것만 같은걸까.


베베: "나쁜 놈.."


-주르륵. 나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그칠세 없이 나온다. 슬픈 눈물인지, 분한 눈물인지 그건 중요치 않다. 눈물이 나왔음에 얼마나 이사람이 내 마음속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는지 실감이 난다. 거의  요즘 1년동안 운적 없을정도로 잘 안우는 내가 오랜만에 눈이 붓도록 울었다.


창균: "그저 잠시일 뿐이야.. 우리도 남들처럼 곧 괜찮아 질거야.."


-창균이 습관적으로 눈물을 닦아주려 손을 얼굴에 가까이 댔을때 나도 모르게 손을 뿌리쳐 버렸다.


베베: "이런말 하면서까지도 다정하게 굴지 말란 말이야.."


-눈물을 스윽 닦고 집방향쪽으로 몸을 틀며


베베: "..나 간다. 잘 지내."


-너무 비참한 생각이지만 지금이라도 생각이 바뀌어 날 붙잡아주길.. 날 껴안아주길..


창균: "많이 사랑했어, 베베야."


-빨리 뛰었다, 무작정 뛰었다. 가뜩이나 울어서 숨이 찼는데 뛰니까 더 숨이 막혀왔다. 사랑한다의 과거형 사랑했다라는 단어를 들으니 진짜 끝인것 같아서.. 


베베: (친구한테 전화하며)
"... 술마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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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로부터 며칠이 지났을까.

대학교에서 널 마주칠때마다 가슴이 쇠사슬로 옥매여 오는것 같다.

나는 아직 널 못잊어서 망가진 채로 삶을 살고 있는데..

너는 너무 멀쩡히 숨쉬며 사는것 같아서 분하다.

분한데..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둘중 한명만 고생하는 이별이 그나마 나은 이별이 아닐까. 그나마 덜 최악인 이별이지 않을까-